[앵커]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막을 내린 뒤에도 그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여전히 남 탓하면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고 감사원은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앞서 다른 나라에서 열렸던 잼버리 대회들을 살펴보면 이번처럼 혹독한 날씨 불편한 환경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와 달리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무엇이 성패를 갈랐는지 세계를 보다 전혜정 기자입니다
[기자]
스카우트 대원 4만여 명이 광장에 모였습니다.
거친 강물에 몸을 던지고 광활한 자연 속에서 즐기는 짜릿한 야외 체험과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더위를 날립니다.
[2019년 잼버리 참가 한국인 대원]
"한국의 전통의상, 한복을 입었습니다."
100년 넘게 이어진 잼버리대회는 전 세계 10대 스카우트 대원들이 교류하는 축제의 장입니다.
개최 국가에게는 문화 관광 홍보의 기회가 됩니다.
[2015년 잼버리 일본 홈스테이 참가 대원]
"여기가 현관인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해요."
과거 잼버리 결산 보고서들을 살펴보니 항상 날씨가 야외 캠핑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지난 2011년 스웨덴에선 행사 초반 습한 날씨가 변수가 됐고 2015년 일본 야마구치에선 40도에 달하는 고온다습한 날씨와 태풍으로 열사병과 수막구균 감염병이 돌았습니다.
2019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잼버리 또한 천둥 번개 때문에 일부 일정을 취소해야 했는데요.
하지만 모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는 세밀한 준비 덕분입니다.
스웨덴은 인프라가 갖춰진 장소를 캠핑장으로 골라 예산을 절감하는 대신, 하수관과 전기선로 재정비에 주력했습니다.
[2011년 스웨덴 잼버리 자원봉사자]
"집에서 쓰는 모든 전기 장비를 쓸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일본은 긴급 전화 '잼버리 110'을 운영해 위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렸고, 미국은 행사 중 대원들에게 날씨를 중계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했습니다.
[2019년 미국 잼버리 날씨 생중계]
"앞으로 3일간 매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올 수 있습니다."
화장실과 샤워실을 각각 2천 칸 이상씩 마련해 위생에 주력한 미국과 달리, 새만금 잼버리는 역대 최다 인원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위생 시설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한국 잼버리 참여 대원(칠레)]
"감옥에 있는 화장실 같아요."
새만금과 비슷한 간척지에서 대회를 진행한 일본은 새만금 잼버리의 3분의 1 정도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회의나 출장 등에 쓴 비용은 3억여 원으로 1%가 되지 않습니다.
대신 전체 예산의 20%를 부지 정비에 쏟았고 17%는 식자재 준비에 썼습니다.
새만금 잼버리 준비위가 과거 선례를 알면서도 1천억 원이 넘는 예산을 펑펑 썼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유호림 /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
"(간이화장실 같은) 소모적인 설치물인 경우에는 일회적인 거죠. 이런 부분에 예산이 과다 집행됐거나,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면 감사로 집중적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전방위 감사를 통해 비슷한 대규모 행사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히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세계를 보다,전혜정입니다.
영상편집 이태희
전혜정 기자 hye@ichannela.com